외국인 국내 증시 떠나나..증시 고점논란 부각

2020-09-01 09:12:48 HomilyChart Korea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개장전]]

HomilyChart (Korea)(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지난 8월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3.29p(0.99%) 오른 2,377.09로 거래를 시작했으며,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6.67p(0.79%) 오른 847.97,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보다 3.5원 내린 1,180.8원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2020.8.31/뉴스1

전일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이 1조6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국내 증시 외국인의 하루 순매도 규모로 역대 가장 많은 금액이다.

외국인의 차익 실현 욕구가 부각된 게 아니냐는 분석이다. 코로나19(COVID-19) 확산에도 유동성의 힘으로 강세를 이어온 국내 증시의 향방이 어떻게 될지 주목된다.

앞으로 코로나19 재확산 강도, 정부의 대응 조치 등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서도 일부 기술주를 제외하고 많은 종목이 약세를 보였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들이 미국 경기 회복이 정체됐다고 주장하면서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전 거래일 대비 223.82포인트(0.78%) 떨어진 2만8430.05,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7.70포인트(0.22%) 내린 3500.31으로 장을 마쳤다.

반면 나스닥종합지수는 79.82포인트(0.68%) 오른 1만1775.46에 마감했다.

미국 경기 회복 둔화 우려는 외국인의 투자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국내 증시에도 수급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 거래일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는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지수 재조정 가능성, 공매도 금지 연장 등에 따라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된 영향"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국내 증시는 차익 실현 욕구가 높아진 가운데 8월 수출입 동향, 중국의 차이신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 등 주요 겨제지표 등 펀더멘탈에 주목하며 외국인 매매 동향에 따라 변화가 예상된다"고 조언했다.

외국인 매도로 변동성 장세는 계속되겠지만, 국내 증시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은 여전하다는 분석도 있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전 거래일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도 배경을 두 가지로 꼽았다.

우선 MSCI지수 재조정을 앞두고 기계적 매도 물량이 많았다고 진단했다. 또 지난 8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 대한 실망감과 미국 연준의 평균물가목표제(AIT) 채택에 따른 미국 국채 시장 약세 등으로 인한 금리 상승을 언급했다.

한 연구원은 "국고채 입찰 부담, 내년도 예산안 발표 등 수급과 관련한 경계감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며 "국내 채권 시장에서 감지된 이상징후가 외국인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연구원은 "이상징후가 감지된 만큼 금리는 앞으로 면밀한 모니터링과 점검이 필요하다"면서도 국내 증시에 대한 긍정적 시각은 유지했다.

금리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경우 주식 시장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하주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초저금리 환경이 이어지면서 주식 시장에서 과거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이 정당화되고 있다"며 "하지만 금리 상승 흐름이 지속되면 주식 시장 밸류에이션 부담이 부각될 수 있고, 금리 민감도가 높은 나스닥 대형 성장주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하 연구원은 "다만 연준은 기대 인플레이션 자극을 통해 실질 금리 급등을 억제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때문에 주식 시장이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보다 성장주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내 증시 주요 IT 및 인터넷 대표 종목이 버블(거품)이냐 과열이냐에 대한 아이디어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000년 IT 버블 때와 달리 지금 국내 네이버, 카카오를 비롯한 플랫폼 기업, 2차전지 및 전기차로 대변되는 시장 대표주를 보면 '돈 버는 성장주'라는 공통 분모가 있다"며 "단기간에 높아진 주가 수준으로 최근 버블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지만, 지금은 버블보다 단기 과열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김도윤 기자 justi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