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보다 물량 확보 더 쉬워
올 3월보다 시총 5조원 늘어
제2 카카오게임즈 찾기 후끈카카오게임즈가 60조원에 가까운 청약증거금을 쓸어 모으며 기업공개(IPO) 시장의 기록을 새로 쓰자 다음 흥행 타자를 장외에서 일찌감치 발견하려는 시도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 10조8364원이던 K-OTC 시가총액은 7일 15조5375억원으로 43% 늘어나며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K-OTC 시장 종목들을 '예비 IPO군'으로 보고 경쟁력 있는 종목을 미리 선점하려는 수요가 몰린 영향으로 분석된다. 한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공모가 흥행할수록 투입한 증거금 대비 실제 손에 쥐는 주식 수가 적어진다는 점을 체감한 투자자들이 장외시장에서 '흙 속의 진주 찾기'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K-OTC 등 장외 시장은 거액의 증거금을 낼 필요 없이 실제 매수하고자 하는 주식 규모에 해당하는 금액만 납입하면 된다.
실제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는 각각 323대1, 1525대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투자자들 불만이 나왔다. 각각 증거금으로 1억원씩 넣었다고 가정할 때 실제 배정받은 주식은 SK바이오팜의 경우 13주, 카카오게임즈는 5주에 불과했다.
다만 비상장 종목의 경우, 기업 밸류에이션이나 경영 상황에 대한 정보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또 상장기업만큼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주가가 실적 대비 고평가되기도 쉽다. 이 경우 주가가 재평가되는 과정에서 급락할 위험이 있다.
K-OTC는 비상장 주식의 매매를 위해 금융투자협회가 제도화한 국내 장외주식 시장이다. K-OTC 시장에 진입하려면 감사의견 적정 판정을 받아야 하고 매출액이 5억원 이상 돼야 하며 완전자본잠식에 해당되지 않는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홍혜진 기자]